일본 기독교의 발자취를 찾아서 5. 헨리 루미스 선교사의 묘 - 요쿄하마 외국인묘지
2022-08-11
모모후쿠 발명기념관(컵라면 박물관)을 둘러보고 다시 버스를 타고
간 곳이 헵번박사의 저택 터이다.
햇빛에 바랜 안내판의 내용이다.
′개항과 함께 일본에 왔던 선교사 중의 한 사람으로
카나가와 성불사에서 3년간 임시 거주를 하다가
1862년 겨울 요코하마 거류지 39번지로 이전하여,
막부말기/명치초기의 일본문화의 개척에 힘을 쏟았다.
성경의 번역, 일영사전의 편찬, 의술의 보급 등이 바로 그것이다.
1949년 10월 기념비가 저택의 옛터에 세워졌다.′
기념비의 오른 쪽 아래에 새겨진 글.
′헵번박사는 1859년 10월 18일 미합중국으로부터 도일,
요코하마 거류지 최초의 거주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곳에 시(치)료전도소를 세워서 구미의술을 도입하고
헵번식 로마자에 의한 <화영어림집성(和英語林集成>(일영사전)의 편찬,
신구양성경의 번역 등
일본문화의 개척에 힘을 쏟았다.
또한 시로교회 및 명치학원의 창립자가 되었다.′
헵번저택 터를 지나 외국인 묘지로 올라간다.
언제 만든 차인지는 모르지만 일부러 앞을 가서 보니 토요타자동차다.
가이드 장이사님의 말로는 헵번 저택도 이런 양식이었을 거라고 한다.
요코하마 외국인묘지
2007년에 고 손근찬장로님을 단장으로 해서
자매교회인 구원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 요코하마 태생이었던 손장로님의 인솔로 들러본 적이 있는
요코하마 외국인묘지.
사실 그 때는 요코하마의 외국인묘지에 선교사들이 묻혀 있다는 것만
알았지 그 구체적 의미는 잘 몰랐었다.
오늘 여기에 온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일본 최초의 장로교회인
시로교회의 초대 목사인 헨리 루미스 목사의 묘소를 보기 위함이다.
본 여행기의 2편 시로교회 편에서 시로교회의 소개 자료와
이수정 선생에 관한 백과사전의 내용을 링크해둔 바 있는데
최초로 신약성경을 번역, 출판할 수 있었던 것은
재일본 미국성서공회 총무였던 루미스 목사의 도움에 의한 것이었다.
그런데 묘지로 들어가는 문이 막혀 있다. 청소 중이다.
가이드 장이사님이 잠깐 청소 중인 직원과 이야기하니
들어가서 보라고 한다.
청동판에 새겨진 영국, 프랑스, 미국인들의 이름들...
그런데 루미스목사의 묘소 위치를 알 수가 없다.
안내도가 있을 텐데...
찾다가 보니 청동판에 새긴 조그만 안내지도가 있다.
글씨가 흐리고 낡아서 잘 보이지 않는데 겨우 찾는다.
찾는데 몰두하다보니 사진으로 남기는 걸 잊었다.
인터넷에서 겨우 찾은 것이 바로 이 청동판의 사진...
빨간 선을 따라가면 동그라미 부분이 헨리 루미스 선교사의 묘소이다
오늘 요코하마에서 최종 목적지인 셈이다.
서 있는 비석이 헨리 루미스 선교사이고
앞에 놓여있는 비석은 딸 클라라 데니슨 루미스
쿄리츠죠 학교 교장이라고 되어 있다.
배요한 위임목사님의 짧은 강의와 기도가 이어진다.
목사님으로서는 정말 한번 와보고싶었던 곳이라고 한다.
어제의 시로교회, 카이간교회, 종흥사, 성불사들과 함께...
상당히 감개에 젖은 분위기이다.
조현규 목사님은 내일 주일, 벳푸의 교회 예배를 위해
여기를 마지막으로 작별해야한다.
이 글을 쓰기 위해서 자료를 찾다보니
헨리 루미스목사에 대한 한글 자료는 그래도 좀 있는데
정작 미국싸이트에서는 좀처럼 못 찾다가 드디어 찾은 것이
딸 클라라 루미스가 1923년에 쓴 책, <헨리 루미스 - 동양의 친구>와
이수정이 미국교회에 보낸 편지
(영역본 Macedonian Call to the American Churches)이다.
헨리 루미스 동양의 친구에는 1 장, 20 페이지에 걸쳐서
루미스목사와 한국인, 박영효, 김옥균, 이수정(Ree Chu Tei),
민영익 등의 한국인과의 관계에 대한 기사들이 나온다.
자세한 것은 생략하고 이수정선생에 관한 이야기는
마지막 날 도쿄 시바교회 편에서 조금 더 언급할 예정이다.
외국인 묘지의 헨리 루미스목사의 묘소 참배를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발견한 빵집...
1888년에 시작한 빵집이다.
그러고 보니 이 동네가 옛날 개항기 이후
서양인들이 살았을 그 거리, 모토마치(元町)이다.
이제 도쿄로 갈 시간이다.
요코하마 오오우라 부두에 정박해 있을
코로나 바이러스의 집단감염이 시작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를
보려고 했더니 보이지 않는다.
나중에 보니 보급품과 의약을 실은 후 외항으로 빼놓았다고 한다.
* 재미있는 우연의 일치일까.
집에 틀여박혀 있다보니 어쩌다가 흘러간 명작영화 몇편을
유튜브에서 찾아보게 되었는데...
마릴린 몬로가 나오는 옛 영화 "나이아가라"에서
마릴린 몬로가 영화 중에 루미스(Loomis)부부로 나오는 것 아닌가...
허허, 참...
계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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