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독교의 발자취를 찾아서 7. 이수정의 신앙고백과 전일본기독교대친목회
2022-08-26


이수정은 도쿄 메구로구 소재 신사카에(新榮)교회에서

1883년 5월 8일부터 5월 12일까지 열린 제3회 전일본기독교대친목회에 참석했다.

그가 세례를 받은 지 불과 열흘 전후의 일이다.



신사카에교회(新榮敎會) - 2020년 2월 10일



 



이 친목회의 참가자명부에 오른 39명의 명단에 이수정의 이름이 없는 것으로 보아 

공식참석대상은 아니었기 때문에 옵저버로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이 행사에서 이수정의 등장은 5월 11일의 새벽기도회에서이다.

당시 기독교관련 잡지인 <七一雜報>의 5월 16일자의 기사에 따르면



○오쿠노씨의 발의로 조선인 이수정에게 그 나라의 말로 기도하는 것을 허락하다. 

○이씨 기도 ○회중기도′(奥野氏の発議にて朝鮮人李樹廷氏に 其邦語を以て祈祷する事を許す

○李氏祈祷 ○会衆祈祷′) 라고 기록되어 있어서 원래 계획에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수정의 기도는 성찬식을 집행한 오쿠노 마사츠나(奧野昌綱) 목사의 제안으로 이루어지는데 

큰 반향을 일으킨다.



그 자리에 참석했던 우치무라 간조(內村監三) 선생의 기록이다.



(内村鑑三信仰著作全集 第二券)

′ 출석자 중에는 한사람의 조선인이 있었는데

그는 은둔의 국민을 대표하는 명문가 출신으로

지금부터 일주일 전에 세례를 받았다.

자국 풍의 복장을 단정히 차려입고

기품이 넘쳐흘렀는데 우리와 같이 모임에 참석했다.

그가 자기 나라 말로 기도했다.

우리는 마지막 아멘 밖에는 알아들을 수가 없었으나

그 기도는 힘이 넘치는 기도였다.

그가 출석한 사실, 그의 말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곳의 광경은 마치 오순절 같은 것이었다.

그것을 완전히 오순절 성령강림처럼 되기 위해서는

단지 실제의 (성령의) 불의 혀만 필요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자신의 상상력으로 보충했다.

우리 위에 무엇인가 기적같은, 놀라울만한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모두가 느꼈다.

우리들은 태양이 머리 위에서 계속 비치고 있는가 라고

괴이하게 여겼다.′



다음 날인 5월 12일은 원래 야유회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대친목회의 참석자들은 도쿄의 구단자카(九段坂)에 있는

스즈키씨의 사진관에서 역사적인 사진을 촬영한다.


(앞줄 오른쪽에서 네번 째가 이수정, 다섯번째가 츠다센,

2열 한가운데 이수정과 츠다센 사이에 선 사람이 우치무라 간조)



원래 야유회 장소가 아스카야마(飛鳥山)였으나 우천예보로

장소가 니뽀리 슈쇼잉(日暮里 修性院)으로 변경되었는데

이곳에서 이수정은 요한복음 14장과 15장 말씀을 바탕으로

한문으로 신앙고백서를 작성, 발표했다.


기독교를 접한 지 불과 5개월도 채 되지 않고 세례 받은지 겨우 열흘 밖에 되지 않은

신자로서 이런 신앙고백을 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이수정의 신앙고백 전문을 가지고 있지 못한 나로서는

찾을 수 있었던 자료에 의존하는 수 밖에 없다.

신앙고백과 관련된 주요 성경문구를 참고로 먼저 인용한다.




" 내가 아버지 안에 거하고 아버지는 내 안에 계신 것을

네가 믿지 아니하느냐

내가 너희에게 이르는 말은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셔서 그의 일을 하시는 것이라 (요 14:10)

그 날에는 내가 아버지 안에,

너희가 내 안에, 내가 너희 안에 있는 것을 너희가 알리라(요 14:20)

나는 참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농부라(요 15:1)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요 15:5)"




아래가 이수정의 신앙고백서 중의 일부이다.





天父在我我在父我在爾爾在我神人相感之理

有信必成之確證

耶蘇設譬曰我父爲圃人我乃眞葡萄樹

爾爲此樹枝其理己直捷易解不煩鑿

今僕更有何辭發明乎曰.(略)


′아버지가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으며

내가 너희 안에 있고 너희가 내안에 있다′라는 것은

하나님과 사람이 서로 감응하는(신인상감 神人相感) 이치이고

믿음이 있으면 필히 이루어진다는 것의 확실한 증거입니다.

예수께서 비유로 말씀하시기를 내 아버지는 포도원 주인이고

나는 참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 이치는 번거롭게 파고들지 않아도 바로 쉽게 이해될 것이니

지금 제가 다시 무슨 말로 더 밝히겠습니까?′



盖神人相感之理如譬燈不燃無光燈是向道

心燃然信心火爲神感故神感非由信心不可得徒

有不成爲燈故不燈時終不見光不信時終不得救.(略)

神之在天如聲之在鐘響有聲鐘與雖具而

各懸一處其有聲乎故燈以大燃光大鐘以小

叩聲小多求多與小信小成之意惟無不成之理(略)

故欲確知得救之成否只自省信心之有無

莫問於師莫求質於神.(下略)


마지막 부분 : 그러므로 구원을 얻었는지의 여부를 확실히 알고자 하면

자신에게 신심이 있는지 없는지를 살펴야 할 것이고

스승에게 묻지도 말고 하나님께 여쭙지도 말것입니다.




위의 이수정의 한문 고백은 위에 언급한 기독교잡지

칠일잡보(七一雜報 ) 1883년 5월 25일 자에 실렸는데

칠일잡보의 전문을 구하지 못해서 서정민(徐正敏)님의 일본어 논문

′이수정과 일본 그리스도교와의 관계(李樹廷と日本キリスト教との関係)′에서

발췌, 인용된 것으로 이 기사뿐 아니라 그외의 자료들도 참고했다.

칠일잡보를 일본, 미국 싸이트에서 검색해본 결과 일본에서 복각판이

출판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전문가는 직접 구해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미국의 한 대학 사이트에서 발견한 것은

1875년 창간호부터 1879년분까지는 무료로 볼 수 있는데

1880년 부터 정작 이수정이 언급된 1883년분까지는

온라인으로는 접근이 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국내의 여러 서술마다 상이한 부분들이 많아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으려고 며칠 간을 100군데가 넘는

한국, 일본, 미국의 사이트를 뒤지느라 시간 소비가 너무 많았다.

예를 들어 신앙고백에 대해서 누구는 요한복음 14장에 기반했다고 쓰고 있고

누구는 15장을 바탕으로 했다고 하는데 추적해서 위의 한문고백서를 보니

14장에서 15장에 걸쳐서 말씀을 인용하며 고백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계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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